제시 리버모어는 왜 주가 차트를 그리지 않고, 표를 사용했을까?

(06.12) 수정됨.

제시 리버모어는 오늘날 흔히 사용하는 주식 차트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대신, 엑셀과 같은 형식의 표와 같은 자신만의 차트를 만들어 거기에 주식의 가격을 기록해서 사용했다. 왜 그런 것일까?

차트 시각화를 하지 않던 시대였을까?

그렇지 않다. 제시 리버모어 생전에도 주가 차트는 흔히 알려져 있는 개념이었다.

다음 사진은 1933년 7월에 발행된 종이신문에 게재된 주가 차트이다.

출처 History of Stock Charts

주가 데이터가 없었나?

이 역시 아니다. 제시 리버모어는 자신의 차트에 주가를 기록했고, 비슷한 시대에 주가 정보를 기록한 자료들도 드문드문 찾아볼 수 있다.

다음은 1914년의 Bethlehem Steel(베들레헴 스틸 또는 베들레헴 철강)의 주간 차트이다.

한 블로그에 따르면 윌리엄 오닐의 차트 패턴 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차트라고 한다.

출처 제시 리버모어, 추세추종 매매전략 실제 주가 차트로 엿보기

컴퓨터 보급과 차트 그리기

다시 생각해보면 주가 차트를 그리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에는 컴퓨터가 보급되기 이전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주식 가격을 제공하면 컴퓨터가 알아서 시각화한 주가 차트를 그려준다. 하지만, 컴퓨터가 없었을 때는 어떻게 차트를 얻을 수 있었을까?

그렇다. 사람이 손으로 직접 차트를 그려야 했던 것이다.

다시 종이신문에 게재된 차트를 보자.

출처 History of Stock Charts

차트 그리기는 귀찮고, 번거롭다.

컬러 인쇄가 아니라 흑백 인쇄가 되어있어서 양봉인지 음봉인지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당시엔 저런 차트를 사람이 손으로 직접 그려야 했을 것이다.

주가 차트를 직접 그릴 때는 우선 차트가 그려질 공간의 크기를 정하고, 그 공간에 맞게 구분선을 긋고, 주가의 범위에 맞춰서 적절한 크기로 그래프를 그려야 한다.

만약 주가가 크게 상승하거나 하락해서 표현해야 하는 y축 범위가 바뀐 경우에는 어떨까?

컴퓨터를 이용하면 주가의 범위가 변함에 따라 표의 y축 노출 범위가 알아서 변경되지만, 손으로 그릴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기존에 그린 차트를 버리고 처음부터 새로 그려야 하는 것이다.

이걸 하루에 몇 번 씩이나 반복해야 한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저런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주가 차트가 아닌 표 형식으로 주가를 기록했던 것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이었다고 생각한다.

컴퓨터는 언제부터 보급되었을까?

컴퓨터라는 것이 개발되고, 보급되기까지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다.

컴퓨터의 등장

깊이 따지자면 1800년대에 컴퓨터가 최초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보다 "컴퓨터"라는 것에 가까운 것이 만들어진 시기는 1938년이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때 등장한 컴퓨터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기보다는 계산기에 가까운 형태로 사용된 것 같다.

컴퓨터의 보급 시기

컴퓨터의 등장은 2025년 기준 80년 정도 되었지만, 컴퓨터가 보급된 것은 훨씬 짧다.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라고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제시 리버모어 사후에 보급된 것이다.

텔레비전이 막 보급되었을 시기

참고로 세계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국이 시작된 것이 1928년이다.